커피 소비량이 증가하면서 집에 '홈카페'를 만들어 커피를 즐기는 분들이 많아졌습니다. 그런데 처음 '홈카페'를 만들려고 할 때, 어떤 것들을 고려해야 하는지 어떤 장비들을 구입해야 하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홈카페 장비 및 도구 구매 시 고려 사항들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목적
홈카페 장비들을 알아보기 전 홈카페를 만드는 목적에 대해 생각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좋다고 하는 것도 목적에 맞지 않다면 좋은 선택이 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목적을 생각한 뒤 구매를 결정하면 큰 낭비 없이 원하는 장비들을 구입해 홈카페를 시작하실 수 있으실 겁니다.
홈카페를 만드는 목적은 대부분 집에서도 커피를 마시고 싶기 때문 일 겁니다. 여기에 홈카페로 예쁜 주방을 만들고 싶다는 목적이 있을 수 있습니다. 만약, 인테리어의 목적이 크다면 보기에도 집과 어울리는 콘셉트의 장비들을 구매해야 합니다. 굳이 그 부분이 큰 영향이 없다면 같은 가격이면 기능에 더 충실한 제품을 구매하는 게 나을 겁니다.
물론, 이 외에도 여러 가지 목적이 있을 수 있습니다. 아래 글들을 보면서 해당 목적에 맞는 장비들을 고려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 외 고려 사항
두 번째로 생각해 볼 것이 편의성입니다. '홈카페'를 만들었으나 꾸준히 사용하지 않게 되는 큰 이유 중 하나는 편의성입니다. 집에서 커피를 추출하는 것은 생각보다 불편할 수 있습니다. 핸드드립이나 반자동 에스프레소 머신 등은 생각보다 불편한 점들이 많습니다. 추출과정도 복잡하고 커피 추출 후 설거지 등의 후반 작업도 번거롭습니다. 커피 한잔을 위한 불편을 어느 정도 감내 할 수 있을지를 생각해봐야 합니다.
세 번째로 취향입니다. 즉, 어떤 커피를 자주 즐기느냐입니다. 찐한 에스프레소를 즐기느냐 혹은 깔끔한 핸드드립을 즐기느냐 우유를 섞은 라테나 카푸치노 등을 즐기느냐에 따라 선택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내 커피 취향에 맞는 장비들을 선택해야 합니다.
네 번째는 예산입니다. 커피 장비들 가격은 천차만별입니다. 에스프레소 머신만 보더라도 10만 원대부터 수백만 원이 넘는 것까지 다양합니다. 예산을 미리 정하고 그에 맞게 구매하는 것이 좋습니다. 여유가 있다면 처음부터 좋은 장비를 구매하면 좋지만 홈카페를 계속 운영하게 될지 모르는 상태에서 처음부터 고가의 장비를 구매할 필요는 없습니다.
편의성
홈카페 장비를 취향과 예산에 맞는 선택을 하더라도 계속 그 장비를 사용하는지에 대한 여부는 편의성에 달려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불편을 얼마나 감수할 수 있느냐입니다. 편의성이 낮아도 즉 불편해도 참고 계속해서 사용할 수 있느냐, 아내냐가 중요합니다. 아무리 좋은 장비라도 계속 사용하지 않으면 낭비이기 때문에 편의성 부분을 제일 먼저 고려해야 합니다.
편의성이 가장 높은 장비는 캡슐 커피머신입니다. 물을 채우고 캡슐을 넣고 버튼만 누르면 커피를 즐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머신에 따라서는 3초 안에 예열이 끝나는 것도 있기 때문에 편의성에서는 따라올 장비가 없습니다. 가격대 또한 10만 원 대부터 있기 때문에 큰 무리를 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다음으로 편리한 것은 전자동 에스프레소 머신입니다. 원두만 담아 놓으면 버튼만 눌러서 커피를 추출할 수 있습니다. 캡슐머신에 비해 청소 등의 관리가 조금 더 불편할 수 있습니다. 캡슐 머신이 캡슐만 버리면 되는데 비해, 사용한 원두가루를 자주 비워줘야 하는 등 약간의 불편은 있습니다. 또한, 원하는 원두를 추출할 때마다 바꿀 수 있는 캡슐머신에 비해 일정양의 원두를 호퍼에 담아 사용하는 자동 에스프레소 머신은 매 잔마다 원두를 바꿀 수 없어 불편할 수 있습니다.
반자동 에스프레소 머신은 앞의 캡슐 머신이나 전자동에 비하면 꽤나 불편합니다. 포터필터를 예열하고, 원두를 분쇄하고, 포터필터에 커피를 담고, 탬핑을 하고, 원두가 담긴 포터필터를 머신에 체결한 뒤 버튼을 눌러 추출을 합니다. 전자동 머신과 비교해도 과정들이 더 많습니다. 추출 후에도 커피 퍽 (포터필터 안에 있는 사용한 커피)을 버리고 포터필터 및 스크린등을 청소해야 합니다.
핸드 드립, 프렌치프레스, 에어로프레스, 모카포트 등의 수동커피 추출 도구들도 굉장히 좋은 커피 추출 도구입니다. 각 도구마다 특색이 명확해 추출된 커피의 뉘앙스가 다릅니다. 하지만, 이 도구들은 추출 준비, 추출 시, 추출 종료 후 해야 할 일들이 꽤나 많습니다. 핸드 드립의 경우 추출 전 원두 분쇄부터 드리퍼와 필터 린싱 등의 작업을 해야 하고, 추출 중에는 물줄기에 신경 쓰며 물을 붓는 양과 시간을 고려해야 합니다. 추출 후 세척 등의 번거로움이 있습니다.
만약 커피 추출 과정이 많은 것이 부담스럽다면 편의성이 높은 캡슐머신이나 전자동 에스프레소 머신을 구매하는 것이 좋습니다. 조금 번거롭고 맛의 일관성이 떨어지더라도 여러 가지 시도를 통해 다양한 맛의 커피를 즐기고 싶다면 반자동 에스프레소 머신이나. 핸드 드립, 프렌치프레스, 에어로프레스, 모카포트 등의 수동 추출 도구들을 구입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 캡슐 머신이나 전자동 에스프레소 머신은 일관된 맛의 커피를 추출하기 좋습니다. 다만, 이것이 최상의 맛을 이끌어낸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물론 고가의 전자동 에스프레소 머신은 훌륭한 추출을 해냅니다. 스타벅스도 전자동 머신을 사용해 커피를 추출합니다.)
원두가 가진 특성을 잘 살려 추출하기 위해서는 반자동 에스프레소 머신이나 핸드 드립이 유리합니다. 다만, 추출을 잘 못했을 때는 정말 맛없는 커피가 추출될 수 있습니다. 반자동 에스프레소 머신이나 핸드 드립으로 맛있는 커피를 추출하기 위한 공부와 시행착오가 필요합니다.
취향
취향은 어떤 커피를 즐기느냐입니다. 카페에서 즐기는 커피는 주로 두 가지로 에스프레소 기반의 커피와 핸드 드립(브루잉, 필터) 커피입니다. 물론 두 가지 커피를 모두 즐기는 분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특정 커피를 훨씬 더 좋아한다면 그와 관련된 장비나 도구를 구입하는 것이 좋습니다.
어떤 분들은 카페에서는 에스프레소 기반의 커피를 홈카페에서는 핸드 드립 커피를 즐길 수도 있습니다. 즉, 평소 즐기던 커피의 종류와 집에서 즐길 커피를 생각하셔서 선택하시면 됩니다. 여기서 생각할 것 중 하나는 우유 바리에이션 커피를 집에서도 즐길 것이냐입니다. 우유 바리에이션 커피를 주로 마신다면 그에 맞는 장비나 도구를 구입해야 합니다.
에스프레소를 기본으로 한 커피, 즉 에스프레소, 아메리카노, 라테, 카푸치노 등을 즐기고 싶다면 캡슐머신, 에스프레소 전자동 머신 및 반자동 머신을 우선순위에 놓습니다. 머신으로 추출하는 에스프레소와 같다고는 할 수 없지만 다른 대안으로 모카포트, 카플라노 컴프레소와 같은 추출 도구에 우유 거품기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만약, 집에서는 깔끔한 커피를 즐기고 싶다면 핸드 드립 추출 도구들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핸드 드립처럼 깔끔하지는 않지만 에어로프레스나 프렌치프레소 등의 도구들도 이 범주의 구매목록에 올려도 됩니다.
예산 (입문용 기준)
캡슐 커피 머신
캡슐 커피 머신의 가장 좋은 점은 머신만 사면 된다는 것입니다. 10만 원 초부터 70만 원대까지 다양한 가격대가 있습니다. 네스프레소, 돌체구스토, 일리, 카누 등 다양한 브랜드가 있습니다. 우유 바이레이션 음료를 좋아한다면 우유 거품기를 별도 구매(혹은 일체형)로 구매하면 됩니다. 우유 거품기는 수동 1만 원대, 전동은 6 ~ 10만 원대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돌체구스토의 경우 우유 캡슐이 별도로 있어 우유 거품기 없이 카푸치노, 라테 등을 편리하게 추출할 수 있습니다. 네스프레소의 그랑라티시마, 라티시마, 크리아티스타 플러스 등은 우유를 데우는 기능이 함께 있는 머신입니다.
전자동 에스프레소 머신
전자동 에스프레소 머신은 편리하지만 맛에서는 반자동에 비해 아쉽다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커피를 많이 담을 수 없게 설계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고가 머신은 제외) 물론, 최대한 세팅을 잘하면 꽤 괜찮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습니다.
전자동 에스프레소 머신은 20만 원대부터 있지만 최소 30만 원 후반대 이상의 제품을 구매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20만 원대 전자동 머신들이 해당 가격에 다양한 기능을 넣다 보니 가장 중요한 커피 추출은 아쉬운 경우가 많습니다.
그라인더
현실적으로 가장 부딪치는 것이 바로 예산입니다. 예산 중 가장 고려해야 할 것 중 하나가 그라인더입니다. 처음 커피에 입문하면 그라인더를 생각하지 못합니다. 원두 구매 시 필요한 분쇄도록 분쇄요청해 구매하면 될 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원두는 추출 직전 바로 분쇄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커피가 가진 향들이 분쇄 후 빠르게 휘발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캡슐머신이나 전자동 에스프레소 머신이 아니라면 별도의 그라인더를 구매하는 것이 좋습니다. (전자동 에스프레소 머신은 그라인더가 내장되어 있습니다.)
또한, 커피 추출 장비 중 가장 높은 비중으로 투자해야 하는 것이 바로 그라인더입니다. 일정한 크기로 분쇄해야 일관되고 잡미 없는 커피를 추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라인더는 수동 그라인더(핸드밀)와 전동 그라인더로 나눌 수 있습니다. 가격 대비 더 좋은 분쇄 품질은 수동그라인더가 좋을 수 있으나 불편하기 때문에 이 둘을 잘 고려하시면 됩니다.
수동 그라인더의 끝판왕이라고 할 수 있는 코만단테는 30만 원 대면 직구로 구매가능합니다. 반면 30만 원대 전동 그라인더는 꽤 괜찮은 성능을 가졌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입문자가 쓰기 적합한 그라인더를 생각하면 수동 그라인더는 10만 원 미만(, 전동 그라인더는 20만 원대 정도를 생각해야 합니다. 그라인더를 선택하실 때는 버(커피를 분쇄하는 칼날) 소재가 세라믹이 아닌 스테인리스 (혹은 그 이상인 것)을 구입하는 것이 좋습니다. 세라믹의 경우 칼날이 뭉툭해 분쇄도가 균일하기 어렵습니다.
저울
캡슐 머신이나 전자동 에스프레소 머신을 제외하면 저울이 필요합니다. 눈대중으로도 할 수 있으나 일관된 추출을 원한다면 꼭 필요합니다. 저울은 0.1g 단위로 측정 가능해야 하며 추출 시간과 무게를 동시에 잴 수 있는 것이 편리합니다. 또한 에스프레소 머신에 사용하기 위해서는 무게 변화에 민감하게 작동해야 하고 드립 트레이에 올려놓아야 하기 때문에 크기도 작아야 합니다. 핸드드립용 저울은 1만 원 중반대, 에스프레소용 저울은 5만 원대에 구매가능합니다.
반자동 커피 머신
카페처럼 에스프레소 커피를 추출하고 싶다면 반자동 커피머신을 구매해야 합니다. 반자동 커피머신도 10만 원대부터 있습니다. 하지만, OPV(과압방지 밸브), 3 WAY 밸브 (추출 완료 시 포터필터에 남아있는 압력을 배출하는 밸브) 등을 고려하면 구매할 만한 제품은 손에 꼽힙니다.
- 10만 원대 : 맥널티 MCM-6878S (129,000), CRM 3605 (해외 직구: 190,000)
- 20만 원대 : 오르테 OCK-351A
- 30만 원대 : CRM3605S(329,000), CRM3605PWM(429,000)
위의 모델 중 맥널티는 OPV 및 3 WAY 밸브가 미장착되어 있으며, 오르테는 OPV는 장착, 3 WAY 밸브는 미장착되어있습니다. CRM 3605 해외 직구 모델은 OPV 및 3 WAY 밸브가 장착되어 있으나 스팀이 약하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가격대비 가성비가 가장 높은 모델은 CRM3605S와 CRM3605 PWM입니다. 두 모델 모두 OPV 및 3 WAY 밸브가 장착되어 있고, 시간이 아닌 유량에 맞춰 추출량을 맞추는 유량계가 있습니다. 또한 자동 세척 기능이 있어 편리합니다. CRM3605S와 CRM3605 PWM의 차이는 가변압입니다. PWM 모델은 추출 중 추출 압력을 변환시킬 수 있는 고급 기능이 탑재되어 있습니다. (가변압 기능은 최소 130만 원 - 마누스 S -대 이상의 머신에만 있는 기능입니다.)
핸드 드립 도구
핸드 드립을 하기 위해서는 커피가루를 담고 여과하는 드리퍼 및 필터, 물을 붓는 커피 포트, 추출한 커피를 담는 서버, 물의 온도를 재는 온도계 등이 필요합니다.
드리퍼 및 필터
드리퍼와 이에 맞는 필터의 종류는 다양합니다. 주로 사용하는 드리퍼는 하리오 V60과 칼리타, 칼리타 웨이브, 오리가미 등이 있습니다. 플라스틱 하리오 V60과 칼리타는 4,000원 ~ 6,000원, 칼리타 웨이브와 오리가미는 18,000 ~ 39,000 정도 합니다. 초보자에서부터 전문가까지 사용하면서도 경제적인 드리퍼로 하리오 V60이 유명합니다. 필터는 100매에 3,000원 정도 합니다.
커피 드립 포트
핸드 드립에서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커피 드립 포트입니다. 특히 처음 핸드 드립을 시작하는 분들에게는 일정한 물줄기로 물을 붓기 위해서는 주전자 수구 끝의 모양이 중요합니다. 1도 단위 온도조절 및 보온 기능이 있는 드립 포트가 편리하긴 하나 20만 원 이상의 고가이므로 처음부터 필요하진 않습니다.
온도계를 별도로 구매한다면 온도 조절장치가 굳이 필요 없고, 1만 원 ~ 2만 원대 드립 포트만으로도 충분합니다. 호소구치형 드립포트(13,900 ~ 24,500)를 구매하면 괜찮은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온도계
원두의 종류 배전도 등에 따라 다른 온도의 물을 사용해 커피를 추출합니다. 강배전일수록 온도를 낮춰 사용합니다. 이렇게 물의 온도는 커피 추출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온도계를 구매하는 것이 좋습니다. 7,000원 ~ 20,000 정도면 온도계를 구매할 수 있습니다.
서버
추출된 커피를 담는 유리잔입니다. 별도로 구매하지 않고 저울만 있다면 집에 있는 컵에 바로 추출해도 됩니다. 아니면 용량 표시가 있는 손잡이 비커를 구매해도 됩니다. 5,000원 내외면 구매할 수 있습니다.
핸드 드립 추출 도구 정리 (그라인더 별도)
가격대 | 비고 | |
드리퍼 | 4,800 | 하리오 V60 (필수) |
필터 | 3,600 | 100장 (필수) |
드립 포트 | 13,900 | 호소구치형 드립 포트, 일반적인 주전자로는 추출하기 어려움 |
저울 | 15,500 | 구매하는 것이 좋음 |
온도계 | 15,000 | 꼭 필요하진 않지만 있으면 좋음 |
서버 | 5,000 | 가지고 있는 유리 및 세라믹 컵으로 대체 가능 |
기타 수동 커피 추출 도구
핸드 드립 이외에 프렌치프레스, 에어로프레스, 모카포트 등 다양한 커피 추출도구가 있습니다. 프렌치프레스는 1만 원대부터 있으며, 에어로프레스는 4만 원대입니다. 모카포트는 용량 브랜드마다 가격이 다양한데, 비알레띠 뉴브리카 2컵 사이즈의 경우의 경우 6만 원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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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홈카페 장비 및 도구 구매 시 고려 사항들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비싸다고 좋은 것은 아닙니다. 홈카페를 만드는 각자의 목적과 편의성, 취향, 예산에 따라 다양한 좋은 선택이 가능합니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예산대별 추천 장비 및 도구를 소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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