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링 없이 에스프레소 추출하기

 

핸드 드립과 에스프레소 추출 중 에스프레소 추출이 더 어렵습니다. 에스프레소가 핸드 드립보다 추출 변수들의 변화에 더 민감하기 때문입니다. 원두량, 분쇄도, 물의 온도, 추출량 등 다양한 변수들이 추출 결과에 영향을 미칩니다. 그런데, 이러한 변수들을 잘 통제했어도 바스켓에 커피를 제대로 담지 못하면 채널링이 생기면서 맛없는 커피가 추출됩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채널링 없이 에스프레소를 추출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채널링 없이 에스프레소 추출하기



 

맛을 꼭 보자

앞서 말했듯 에스프레소 맛은 변수들의 작은 변화로도 크게 변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커피 추출이 잘 되었는지를 살피기 위해 바텀리스 포터필터를 사용합니다. 바텀리스 포터필터로 커피가 추출되는 양상을 살펴보며 추출 시 어떤 부분에 문제가 생겼는지 살피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는 보조적인 도구에 불과합니다. 좋은 추출인지 안 좋은 추출인지는 맛을 보고 확인해야 합니다. 추출 양상이 조금 이상했어도 맛이 있다면 좋은 추출입니다. 반대로 추출 양상이 아무리 좋았어도 맛이 별로라면 안 좋은 추출인 것입니다. (변수 조정 작업 시 추출 양상만 살피지 말고 꼭 맛 평가 후 진행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서론이 길어졌습니다.)

 

 

 

에스프레소 추출 원리

에스프레소 머신은 바스켓에 담긴 커피에 물을 높은 압력으로 밀어 넣어 커피를 추출하는 기계입니다. 펌프로 뜨거운 물을 바스켓에 밀어 넣으면 단단하게 다져진 커피의 저항에 부딪치게 됩니다. 커피의 저항에 부딪친 물은 커피 가루 사이를 천천히 통과하면서 성분들을 뽑아내는 것입니다. 만약, 바스켓에 담긴 커피에 일정 수준 이상의 저항이 없으면 펌프로 밀어 넣은 물은 커피 성분을 추출하지 못하고 그냥 흐르게 됩니다.

 

채널링 없이 에스프레소 추출하기_에스프레소 추출 원리



에스프레소가 추출되려면 바스켓 안의 커피에 일정 수준 이상의 저항이 있어야 합니다. 저항을 만드는 기본 요소는  바스켓에 담는 커피 양과 추출 시 발생하는 가스의 양분쇄도(분쇄된 원두의 크기) 그리고 탬핑 등입니다. (이외에도 변수는 여러 가지입니다.)

 

사용하는 커피 양이 많을수록 저항이 많이 걸립니다. 바스켓 사이즈에 맞는 적절한 양의 커피를 사용해야 합니다.

 

에스프레소 추출 시 신선한 원두를 추출할 때마다 분쇄해야 합니다. 분쇄된 원두가 뜨거운 물을 만나면 이산화탄소 등의 가스를 내뿜습니다. 이 가스가 커피의 저항을 높여줍니다. 오래된 원두나 미리 분쇄된 원두로 추출하면 가스가 발생하지 않아 커피 저항이 적어집니다. 

 

핸드 드립이나 모카포트로 커피를 추출할 때 보다 에스프레소 추출 시 원두를 가늘게 분쇄해야 합니다. 원두를 너무 굵게 분쇄하면 저항이 작아져 물이 그냥 흐르게 됩니다.

 

에스프레소 추출 시 신선한 원두를 그때그때 분쇄해야 합니다. 분쇄된 원두는 이산화탄소 등의 가스를 내뿜습니다. 이 가스가 커피의 저항을 높여줍니다. 오래된 원두나 미리 분쇄한 원두에서는 가스가 발생하지 않아 커피 저항이 적어집니다.

 

신선한 커피를 적당량 사용해서 적당한 크기로 추출 전 분쇄했다고 하더라도 커피 추출에 필요한 저항이 생기진 않습니다. 커피의 저항을 높이기 위해 탬퍼로 커피를 눌러 압축시키는 탬핑을 해야 합니다. 탬핑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저항이 덜 걸려 물이 흐르게 됩니다. 반대로 너무 세게 누르면 커피가 단단해져서 물이 흐르지 못하다가 터지는 현상이 생기기도 합니다.

 

채널링 없이 에스프레소 추출하기_탬퍼

요약하면 커피 추출을 잘하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저항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바스켓 사이즈에 적당한 양의 신선한 원두를 추출 시마다 가늘게 분쇄한 뒤 탬핑으로 저항을 높여줘야 합니다.

 

 

채널링 방지 고려 사항

물은 밀도가 낮은 곳으로 흐르는 성질이 있습니다. 채널링은 바스켓 안의 커피 밀도가 균일하지 못해 물이 특정 부분으로만 흐르는 현상을 말합니다. 물이 특정 부분으로만 흐르면 물이 흐른 부분은 과다 추출되고 물이 흐르지 않은 부분은 과소추출됩니다. 전체적으로는 커피 성분이 제대로 추출되지 못해 연하지만 특정 부분에서 과다 추출되어 쓴 커피가 됩니다.

 

그런데, 앞서 이야기한 데로 적당한 양의 신선한 커피를 곱게 분쇄해 탬핑을 했다고 채널링이 해결되는 건 아닙니다. 채널링이 생기지 않게 하려면 신경 써야 할 것들이 있습니다.

 

분쇄 품질

앞서 에스프레소 추출 시 원두를 가늘게 분쇄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분쇄 크기와 같이 중요한 것이 분쇄 품질입니다. 그라인더의 성능이 좋지 않아 원두가 불균일하게 분쇄되면 추출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칩니다. 그래서, 그라인더는 가장 투자를 많이 해야 하는 장비입니다. 하지만, 분쇄 품질은 그라인더를 교체하지 않는 한 변하지 않기 때문에 이번 글에서는 상수로 놓겠습니다.

채널링 없이 에스프레소 추출하기_그라인더



 

포터필터 물기

추출 전 포터필터에 남아 있는 물기를 제거하고 커피 가루를 없애줘야 합니다. 포터필터에 물기가 남아있으면 그 물과 만나는 커피가루에서 먼저 추출 반응이 일어납니다. 추출 반응이 일어난 그 부분으로 물이 먼저 흐르게 되면서 채널링이 발생합니다. 또한, 물에 젖은 커피가루가 남아 있으면 새로 담긴 커피 가루와 밀도가 달라 채널링이 발생합니다.

 

재분배(디스트리뷰터)

바스켓에 커피를 담은 후 커피를 잘 섞어 주어야 합니다. 특히, 그라인더의 성능이 낮을수록 분쇄품질이 낮기(입자 크기가 균일하지 않기) 때문에 더욱 신경 써야 합니다. 커피 입자를 고르게 분포시켜 바스켓 안의 커피 밀도를 균일하게 만드는 것이 핵심입니다. 

 

커피를 담으면(도징) 산처럼 뾰족한 형태가 됩니다. 과거에는 손으로 겉을 평평하게 한 뒤 탬핑을 했습니다. 하지만, 손으로 겉을 평평하게 하는 것만으로 밀도를 균일하게 만들 수 없습니다. 바스켓 안쪽에 균일하지 않은 커피 가루는 그대로 있기 때문입니다. 요즘 많이 사용하는 레벨링툴로 커피 표면은 매끈하게 만들지만 바스켓 안쪽까지 균이하게 만들지는 못합니다.

 

채널링 없이 에스프레소 추출하기_레벨링툴

재분배에 가장 효율적인 것이 침칠봉입니다. 침칠봉으로 바스켓 안쪽까지 커피를 휘저어 서로 섞어주면 됩니다. 정성스럽게 섞을수록 바스켓 안 커피 밀도가 균일해집니다. 

 

채널링 없이 에스프레소 추출하기_침칠봉

탬핑의 정확도

탬핑을 할 때는 수평을 잘 이뤄야 합니다. 한쪽으로 탬핑이 쏠리면 밀도차이가 발생합니다. 상대적으로 덜 눌린 곳이 밀도가 약해 물이 먼저 흘러 채널링이 발생합니다. 처음 탬핑을 할 때 수평을 맞추는 게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여러 가지 정압 탬퍼들이 출시되었습니다. 

채널링 없이 에스프레소 추출하기_탬핑의 중요성

 


채널링 없이 에스프레소 추출하기_정압 탬퍼

 

 


지금까지 채널링 없이 에스프레소 추출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채널링이 안 생기게 하려면 커피의 저항을 생성하는 요소들을 잘 살펴봐야 합니다. 또한, 바스켓에 담긴 커피(커피 퍽)의 밀도를 균일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아주 예민하게 반응하는 변수들을 제어하기 위해 침칠봉, 정압탬퍼 등의 도구를 활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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