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포스팅에서 프렌치 프레스와 모카포트 그리고 에어로프레스를 비교했었다. 이번 포스팅부터 실제 커피를 어떻게 추출하는지 알아볼 것이다. 먼저, 프렌치 프레스부터 시작하한다. 프렌치 프레스는 핸드 드립처럼 물줄기를 조절할 필요가 없어 난도가 낮기 때문이다. 원두와 물만 넣고 시간을 재서 눌러주면 끝이다.
이 글에서는 프렌치 프레스의 특징과 장단점을 먼저 짚고, 추출에 영향을 주는 핵심 변수와 맛에 따른 조절법, 그리고 실제로 많이 쓰이는 레시피들을 용도별로 정리했다.
프렌치 프레스, 어떤 도구인가
특징, 장단점을 다시 한번 살펴보자
특징
- 침출식 추출 방식: 핸드드립처럼 물을 부어 흘려보내는 여과 방식이 아니라, 원두 가루를 뜨거운 물에 완전히 잠기게 해서 성분을 우려내는 침출 방식이다.
- 금속 메시 필터: 종이 필터 대신 금속으로 된 망(메시 필터)을 사용해 커피를 걸러낸다.
- 추출의 일관성: 물의 양과 시간만 지키면 누가 내려도 매번 비슷한 맛을 내기 쉽다.
- 분쇄도 영향이 적음: 침출 방식이라 핸드드립보다 분쇄도가 맛에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다. 비싼 그라인더가 없어도 어느 정도 맛이 보장된다.
프렌치 프레스의 (장점)
- 간편함과 단순함: 추출 방법이 단순하다. 처음 추출을 시도하거나 여행지 등에서 접근하기 편리하다.
- 풍부한 바디감: 커피 오일 성분이 필터에 걸러지지 않고 그대로 추출돼서 풍성한 향미와 묵직하고 부드러운 질감을 느낄 수 있다.
- 다인분 추출 용이: 에스프레소나 핸드드립과 달리 한 번에 많은 양을 내려서 나눠 마시기 편하다.
프렌치 프레스의 단점
- 미분(고운 가루) 발생: 금속 필터의 특성상 미분이 커피에 섞여 들어간다.
- 거친 질감: 미분 때문에 핸드드립에 비해 입안에 남는 느낌이 거칠거나 깔끔함이 부족하게 느껴질 수 있다.
- 원두 품질에 민감: 커피의 모든 성분을 균일하게 끌어내기 때문에 품질이 낮은 원두를 쓰면 불쾌한 맛과 쓴맛까지 함께 추출될 위험이 크다.
- 청소 번거로움: 추출 후 커피 찌꺼기 청소가 핸드 드립에 비해 불편하다.
추출을 좌우하는 네 가지 변수
프렌치 프레스 추출 레시피를 보면 커피와 물의 비율, 추출 시간 등이 조금씩 다르다. 여러 레시피 중 정답인 레시피를 찾는 것보다 추출 변수를 이해하는 게 효과적이다. 어떤 레시피라도 내 취향에 따라 다르게 느껴질 수 있다. 이때 어떻게 조정하는 게 좋은 지 아는 게 더 바람직하기 때문이다.
네 가지 변수
- 커피와 물의 비율: 일반적으로 1:15 레시피(예: 커피 20g, 물 300g)를 가장 많이 사용한다. 더 진한 맛을 원하면 1:10, 연한 맛을 원하면 1:20까지 조절할 수 있다.
- 분쇄도: 일반적으로 핸드드립보다 약간 더 굵게 분쇄한다. 다만 침출식이라 분쇄도가 맛에 미치는 영향이 핸드드립만큼 결정적이지는 않다.
- 물 온도: 대개 90~95도의 뜨거운 물을 사용한다. 로스팅 포인트가 높은(중강배전) 원두라면 온도를 조금 낮출 필요가 있다.
- 추출 시간: 보통 3~4분 정도 침출한다. 침출 시간이 길어지면 커피 성분이 더 많이 우러나지만, 너무 길면 씁쓸한 맛이 강해질 수 있다.
변수 조절
아래 소개하는 레시피 대로 추출 후 맛에 따라 조절한다. 이때 중요한 것은 변수 하나씩 바꿔줘야 한다. 한 번에 여러 개(추출 시간, 분쇄도, 물온도)를 모두 바꾸면 뭐가 잘못 됐는지 파악하기 어렵다.
너무 쓰고 텁텁할 때:
- 분쇄도를 더 굵게 조정한다.
- 추출 시간을 4분에서 3분으로 줄인다.
- 물 온도를 95도에서 91도 정도로 낮춘다.
- 물의 양을 늘려 농도를 희석한다.
맛이 연하거나 밋밋할 때:
- 물의 양을 줄인다. (1:13, 1:12. 1:10 등의 비율로 바꿔본다.)
- 4분을 꽉 채워 기다린다.(추출 시간을 늘린다.)
- 교반 시간을 5 ~10초 늘려 준다. 물이 커피 성분을 뽑아내는데 도움이 된다.
그 외 더 맛있는 커피 추출을 위한 팁
미분이 많아 거칠 다고 느껴질 때:
- 플런저를 내릴 때 최대한 천천히 누른다. 급하게 누르면 가라앉았던 커피 가루가 다시 솟구친다.
- 커피를 끝까지 따르지 말자. 바닥에 가라앉은 미분이 섞이는 걸 막을 수 있다.
- 뚜껑을 닫기 전 위에 뜬 커피 층(크러스트)과 거품을 스푼으로 걷어낸다.
- 금속 망 사이에 종이 필터를 끼워 추출하면 미분이 크게 줄어든다.
일관된 맛을 내고 싶을 때:
- 비커에 뜨거운 물을 담은 뒤 커피를 넣자. 커피 양이 적어 비커에 커피를 넣는 속도가 물을 넣는 속도보다 빠르다. 뜨거운 물을 넣고 커피를 한 번에 넣고 타이머를 눌러 시간을 측정하는 게 좋다.
- 좋은 원두를 사용하자. 원두의 모든 성분을 균일하게 뽑아내기 때문에 원두 품질이 중요하다.
- 라이트~미디엄 로스팅 원두를 쓰자. 다크 로스팅 원두는 쓴맛이 과하게 추출될 수 있다.
프렌치 프레스 기본 레시피
준비물
- 원두(가능한 라이트 ~ 미디엄으로 로스팅된 원두)
- 90~ 95도의 물(배전도가 높을수록 높은 온도의 물 사용)
- 프렌치 프레스
※ 중약배전 원두와 95도 물 준비했음
추출 순서
① 원두를 핸드 드립보다 조금 굵게 분쇄한다. 너무 곱게 분쇄하면 금속 필터를 빠져나와 텁텁한 느낌을 줄 수 있다.
② 1: 15 비율로 물과 원두를 투입한다. (원두 15g: 물 225g, 원두 20g: 물 300g, 원두 30g: 물 450g, 원두 40g: 물 600g) 이때 비커에 물 먼저 넣는다.
③ 물과 커피가 비커에 투입되면 20초간 스푼으로 빠르게 저어준다.
④ 플린저 및 뚜껑을 닫은 후 4분을 기다린다. (우선 4분을 다 채운다.)
⑤ 4분이 되면 천천히 플린저를 누른다. 천천히 눌러야 미분이 위로 올라오는 것을 줄일 수 있다.
⑥ 플린저가 끝까지 눌러졌으면 천천히 잔에 따른다. 빨리 따르면 기껏 가라앉혀 놓았던 미분이 떠오른다.
※ 컵에 따를 때 비커 내 커피를 끝까지 따르지 말자.
더 깔끔한 커피 추출 팁
만약, 플린저를 천천히 누른 뒤 천천히 잔에 따르며 일부 남겨놓았어도 미분이 많아 거칠 다고 느껴진다면 ④ 에서 뚜껑을 닫은 뒤 3분 30초가 되면 다시 뚜껑을 열어 스푼으로 위에 뜬 크러스트를 깨뜨리고 거품과 미분을 걷어낸다. 이어서 4분이 되면 뚜껑을 결합하고 플린저를 누른다.
미분 없는 더 깔끔한 커피를 마시고 싶다면 미리 종이 필터를 금속메쉬 필터 크기에 맞게 잘라 추가로 장착한다. 이후 과정을 똑같이 진행하면 된다.
1) 필터와 플린저 분리
2) 금속 필터 크기로 종이 필터 자르기
아이스커피 레시피
아이스커피는 진하게 내려야 얼음이 녹아도 밍밍하지 않다. 즉 고농축 커피를 추출하면 된다.
그렇다면 고농축 커피는 어떻게 추출할 수 있을까?
커피와 물의 비율만 1:10으로 수정하면 된다. (원두 15g: 물 150g, 원두 20g: 물 200g, 원두 30g: 물 300g, 원두 40g: 물 400g) 아래는 원두 35g과 물 350g 을 준비한 모습
① 따뜻한 커피와 마찬가지로 물과 커피를 넣고 20초간 저어 준다. 4분을 기다리면 된다.
② 이후 플런저를 천천히 눌러준다.
③ 추출된 커피를 천천히 다른 서버에 따른다
④ 추출된 커피가 담긴 서버에 원두의 2~4배 정도 넣고 커피를 식힌다.(칠링) 얼음을 너무 많이 넣고 커피를 식히면 농도가 약해질 수 있고 반대로 너무 적게 넣으면 써질 수 있다. 본인 취향에 맞춰 칠링 할 얼음양을 조절하면 된다.
아래는 원두 35g, 물 350g으로 추출 후 얼음 130g(커피:얼음 = 1:3.7)을 넣은 모습
⑤ 식힌 커피를 커피를 얼음이 가득한 컵에 천천히 부어 마신다.
지금까지 프렌치 프레스 추출 레시피를 뜨거운 커피와 아이스커피까지 정리해 봤다. 사실 방법은 간단하다. ① 분쇄된 원두와 뜨거운 물을 넣고 ② 잘 섞은 후 ③ 4분 기다렸다 ④ 플린저를 눌러 커피 찌꺼기를 최대한 줄인 상태에서 ⑤컵에 따르면 된다.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커피 맛에 영향을 주는 커피와 물의 비율, 분쇄도, 온도, 추출 시간이다. 원하는 맛이 나오지 않았을 때 바른 길로 찾아갈 수 있는 길이기 때문이다. 추출 레시피뿐만 아니라 변수와 맛의 관계도 잘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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